[양준혁] '역시 괴물이야' 타율-타점 팀내톱
기사입력 1999년 03월 11일 14시 05분
왜 양준혁（30）인가.
그의 `존재이유'는 올해 해태의 하와이 전지훈련 성적표를 보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홍백전 11경기에 나가 타율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 5홈런 11타점.
19명의 타자 가운데 타율 홈런 타점에서 모두 톱이다.
장성호가 타율（0.408）, 외국인 선수 샌더스가 홈런（4개）에서 경쟁을 벌였으나 타격 3개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선수는 양준혁 밖에 없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일발장타력.
양준혁은 6년 연속 3할타율에 타격왕을 세차례나 거머쥘 정도로 정확도에 있어서는 첫 손가락에 꼽혔으나 그동안 홈런왕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홍백전 첫 경기에서 대포 3발을 쏘아올리는 등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한 `이미지 변신'으로 팀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뮬레이션 배팅에서도 제대로 걸리기만 하면 타구를 구장밖의 알라와이 강에 빠뜨려 동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기량을 점검하기 위한 성격의 홍백전에서 양준혁이 최다 4사구（9개）를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투수들에게 경계의 대상이었다는 얘기.
사실 이처럼 타격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린 것은 93년 데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양준혁은 시범경기가 열리는 이달말이나 4월 시즌에서야 타격에 발동이 걸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1월부터 배팅훈련을 시작하며 어느 때보다도 강한 의욕을 보였다.
양준혁은 "시즌전 이처럼 많은 훈련을 소화한 적이 없었다. 훈련량이 많았던 만큼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 해태에 공헌하겠다"며 자신감에 넘쳐 있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