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사랑방] 메이커 '가격 횡포' 탈출구
기사입력 1999년 03월 10일 16시 10분
펜티엄Ⅲ-450MHz는 420만원, 펜티엄Ⅱ@450MHz는 300만원.
어느 대기업의 PC 판매가격이다. 하지만 펜티엄Ⅲ라고 해도 펜티엄Ⅱ와 CPU 가격은 거의 비슷하다. 물론 성능도 거기서 거기다. 그렇다고 다른 부품이 유달리 좋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비디오 메모리 같은 경우는 4MB로 타사 제품보다 떨어진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가격차이가 많이 날까?
사실 최고 기종의 가격을 유독 높게 매기는 것은 이 회사만이 아니라 많은 회사들이 취하는 정책이다.
이는 신상품이니만큼 개발비를 뽑아야 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무조건 비싼 것만 찾는 사람들을 위한 회사측 서비스(?)가 아닌가 하는 인상이 짙다.
CPU 같으면 개발비가 천문학적으로 들어가지만 PC 하나 조립하는데 들어가는 개발비야 뻔한 거니까 말이다.
30만원짜리 오디오와 100만원짜리 오디오는 음질이 확 다르다. 하지만 1천만원짜리와 2천만원짜리는 그 차이가 너무나 미세해서 귀가 여간 예민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다른 점을 느끼기가 어렵다.
이 미미한 음질의 향상을 위해 거금을 들이는 사람이 바로 마니아다.
하지만 컴퓨터는 실용적인 물건이다. 따라서 가격 대 성능비를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최고 기종이라는 지위도 삼일천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미 나왔다. 마니아가 되지 않는 것이다. 항상 최고 기종은 피하는 지혜, 그것만이 메이커의 횡포로부터 보호받는 길이다.
[김주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