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황우구 준비된 독수리 유격수
기사입력 1999년 03월 10일 14시 24분
물건이다. 이리 저리 뜯어봐도 여간 쓸모가 많은 게 아니다.
한화 이희수감독은 지난 9일 미국 전지훈련을 끝낸 뒤 신인 유격수 황우구（23）를 `천군만마'에 비유했다.
신인에게는 분에 넘치는 극찬. 지난달 5일 전훈을 떠나기전 "그저 그런 선수"라며 혹평할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무엇이 한달만에 이감독을 바꿔놓았을까.
전지훈련 성적이 황우구의 매력을 말해준다.
6차례의 홍백전에서 팀내 가장 높은 타율인 5할（16타수 8안타）에 실책은 단 한개다.
내야수로는 큰 키（1m83）이지만 유연함 몸놀림과 안정된 수비동작, 공을 맞히는 재주가 있어 공수에서 모자람이 없다.
특히 밀고 당기는데 능해 어느 코스의 공도 제대로 받아친다.
이정훈 타격코치는 "파워가 떨어졌는데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해 힘이 붙었다. 몸이 앞으로 쏠리는 약점도 고쳐 타격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황우구의 급성장은 팀에 `시너지 효과'까지 준다.
작년 유격수의 짐을 졌던 백재호가 자기자리인 2루로 컴백, 타격에 전념하게 돼 공격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
"매경기 최선을 다하면 신인왕을 따지않겠느냐"는 황우구.
이감독이 일찌감치 주전 유격수에 9번 타자로 보직을 확정한 준비된 `신제품'이다.
[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