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1점차 승부 책임져라'
기사입력 1999년 03월 10일 14시 24분
"1점차 승부를 책임져라."
주니치 호시노 감독이 올시즌 이종범（29）에게 내린 또하나의 특명이다.
이종범은 주니치가 2년 연속 팀슬로건으로 내세운 `주루'의 핵.
그래서 이종범에게 줄다리기 승부에서 결정타를 날리는 `V@메신저'의 중책을 맡긴 것이다.
호시노 감독은 9일 니혼햄과의 시범경기（6대3 니혼햄 승리） 직후 "올해는 각 팀간의 전력차이가 많이 좁혀졌다. 그런 만큼 한점을 내는 방법을 아는 팀이 승리한다"며 "타석에 많이 들어가는 톱타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범에 대한 주문은 두가지. 정확한 상황 판단에 의한 과감한 도루와 철저한 팀배팅이다.
이종범은 9일 니혼햄전서 시범경기 첫 도루를 성공시켰다.
2사 이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허를 찌르는 `번개 스타트'는 벤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배팅에 대해서도 호시노 감독은 큰 불만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4경기서 13타수 1안타에 불과하지만 상대 투수들이 시즌 개막전에 맞춰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위협구를 많이 던지는 상황이지만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두차례의 사구가 있었지만 이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고 웃어넘기는 것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큰 부상을 경험한 선수들이 비슷한 상황을 다시 접할때 필요 이상으로 민감해 질 수 있지만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
점점 높아가는 호시노 감독의 신뢰속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주니치 폭풍' 이종범이 올시즌 어떤 활약을 보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