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세상] '부상 예방법' 두가지 포인트
기사입력 1999년 03월 10일 14시 24분
시즌 개막 전에 만나는 가장 무서운 적은 부상이다.
훈련강도가 성큼성큼 높아지고 연습경기가 줄줄이 이어지는 전훈 막바지는 부상의 공포가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시기.
올해도 어김없다.
코칭스태프의 애간장을 녹이는 부상자 숫자에 따라 각팀 스프링 캠프의 마무리 분위기가 엇갈린다.
`불의의 부상' `짖궂은 운명' 등 갖은 꾸밈말로 위로하지만 실상 야구인들은 "부상은 실력이 반"이라고 믿는다.
구구단보다 공던지기를 먼저 배운 선수들이다.
어떻게 하면 다치지 않는지 저마다 또렷이 알고 있다.
그런데도 꾸준히 넘어지는 것은 부상방지법이 그만큼 끈질긴 노력과 끝없는 땀을 요구하는 `고난도 기술'인 까닭이다.
부상을 피하기 위한 두가지 포인트는 유연함과 집중력.
누구는 타고나지만 대부분은 부단한 훈련으로 유연함을 기른다.
집중력은 컨디션이 좋을때 미리 벌어놓을 수 있는 재산이 아니다.
그라운드에 서있는한 눈 깜짝할 틈에도 붙들고 있어야 하는 끈. 자칫 그 끈을 놓치는 순간 찾아오는 불청객이 부상이다.
남의 대들보같은 잘못은 잘도 눈감아주는 `불운'이 어찌하여 나의 새털같은 실수는 에누리없이 응징하는지 원통하다 해도 어쩔수 없는 일.
허리를 삐끗해 병원에 입원한 LG 유지현은 되레 허허 웃었다.
"난생 처음 입원했는데 잔뜩 위문 전화를 받아보는 기분이 새롭다"며 농담이다.
사실은 시범경기가 코앞인데 희끄무레한 병실 천장을 맞보고 누운 그 속이 멀쩡할리 없다.
인조잔디구장과 전미 대륙을 지그재그로 횡단하는 원정경기 일정.
루 게릭의 2천130게임 연속 출전 신화가 살아남았던 30년대와는 비교도 안될 악조건 속에서 13시즌 동안 2천632경기를 뛰었던 `철인' 칼 립켄 주니어의 위대함에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