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감독이 준 36인치짜리 방망이
기사입력 1999년 03월 10일 14시 24분
`이 방망이를 그저 도깨비 방망이라고만 생각해다오.'
롯데 김명성감독이 10일 외국인 호세를 위해 준비해둔 `비장의 보급품'을 미리 지급했다.
미제 그린빌 방망이 한자루.
길이는 평균적인 국내선수가 사용하는 34인치보다 긴 36인치. 메이저리그출신의 거구 호세에겐 안성맞춤이다.
이 방망이는 작년 11월 미국 플로리다서 열린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서 공인 배트로 사용된 것.
김감독은 용병선발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를 때 이 방망이 5자루를 얻어 곱게 포장해 왔다.
팀에서 귀한 장거리포를 기대하고 데려온 호세가 시즌중 타격에 신바람을 낼 때마다 격려용으로 한자루씩 선물할 요량이었다.
이런 방망이를 시즌도 시작되기전 미리 꺼내준 것은 호세의 타격페이스가 예상보다 늦어졌기 때문.
호세는 지난 9일 마산 자체청백전서 4번으로 나서 3회 우월 2루타를 때렸다.
올들어 9차례의 실전만에 나온 첫 장타.
그래도 빗맞은 `재수성 안타'가 아니라 배트중심에 정통으로 맞은 타구가 쭉쭉 뻗어나간 점이 희망적이었다.
이날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김감독은 일단 호세의 `장타폭발'에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고 갈무리해 뒀던 배트의 지급을 앞당기기로 결정한 것.
감독으로 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아쥔 호세는 "호의에 감사한다. 곧 홈런으로 보답하겠다"며 감격했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