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 여배우 3인방 '우리 내조도 알아주세요'
기사입력 1999년 03월 09일 15시 05분
폭발적인 흥행을 계속하고 있는 영화 `쉬리'(강제규감독 - 강제규필름 제작)에는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 등 남자배우들의 활약이 겉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배우들의 `내공'이 막강하다.
북한 특수8군단 여성대원 이방희 역의 두 여배우, 박은숙(사진)과 김윤진. 여기에다 남한에 침투해 테러를 자행하다 남한 OP요원들에게 체포되기 직전 앰플을 먹고 자폭하는 수 역의 김상미. 이들 여배우 3인방이 `쉬리'의 내조를 깔끔하게 해낸 주인공들이다.
특수8군단 요원들의 남한 침투에 앞서 파견된 여자저격수 이방희는 `쉬리'의 등장인물중 가장 강렬한 캐릭터의 인물. 이방희는 북한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을 때와 남한에 침투해 저격수로 활동할 때의 인물이 다르다. 남한침투를 위해 일본에서 성형수술을 한 것으로 설정돼 전혀 다른 얼굴로 바뀌어 있는 것.
박은숙은 북한에서 훈련받을 때의 이방희. 많은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난 후 남한에서 활동하는 이방희 역의 김윤진보다 오히려 출연분량이 적은 박은숙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더컸다.
그도그럴것이 특수8군단의 실전과도 같은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는 이방희가 워낙 비장한 캐릭터이기 때문. 거친 남자대원들과의 격투는 물론 대검으로 상대방을 찌르면서도 눈빛 하나 흐트러지지 않는 표정연기는 관객들의 기를 질리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
그러나 화면 바깥에서 만난 박은숙은 자그마한 체구에 차분한 마스크를 가진 처녀.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극원 1기생으로 재학시절 10여편의 연극과 마당극 `어사 박문수'에 출연했던 게 연기경력의 전부.
박은숙은 `쉬리'에서의 명연기로 금세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방송국에서는 드라마PD들간에 캐스팅 0순위에 오르고 있으며, 영화사들도 박은숙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는 채윤일 연출의 연극 `우체국'에 캐스팅돼 이호재 이호성 등의 기라성같은 배우들과 연습중이다.
김윤진은 `쉬리' 이전에 이미 꽤 알려진 배우. 미국 뉴욕예술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에서 연기활동을 하다 귀국, 여러 TV드라마에서 연기력을 과시해 주목을 받았다.
`쉬리'에서는 이방희임을 감추고 이명현이란 인물로 위장, 남한 특수부대요원 한석규와 사랑에 빠져 비극적인 운명을 맞는다. 첩보액션영화에서 여성관객의 눈시울을 적시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김상미는 특수8군단의 여성대원. 한양대 무용과 재학시절 미스코리아에 입선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CF모델활동을 하던 중 오빠(김수로)의 `쉬리' 공개 오디션 현장에 동행했다가 강제규감독에게 발탁된 행운아.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연기로 강인한 이미지를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