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세] 34세 노장의 깜짝도루 선언
기사입력 1999년 03월 09일 13시 42분
올시즌 `기동력의 야구'를 전면에 내세운 롯데가 `깜짝 무기'를 준비중이다.
다른 팀에서는 보기 드문 4번타자의 도루가 그것.
김명성감독은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기 위해 외국인 호세에게도 도루사인을 내기로 했다.
키 1m86, 몸무게 100㎏의 거구인데다 34세로 노장축에 끼는 호세의 도루는 쉽사리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장면.
김감독은 "（호세에게） 도루사인을 많이 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꼭 승부를 걸어야 할 때는 과감히 뛰게 하겠다"고 말했다.
도저히 도루에 어울리지 않는 `볼륨있는' 겉모습 등 호세의 핸디캡에 상대가 방심하기 십상이고, 롯데는 이를 역이용하겠다는 작전.
기대에 부응하듯 호세는 지난 8일 드디어 첫 도루를 성공시켜 동료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마산구장서 열린 청백전에서 3회 1사후 좌전안타로 나간 뒤 덕아웃의 사인을 받고 냅다 2루로 달린 것.
깜짝 놀란 임경완_최기문 배터리가 저지에 나섰지만, 이미 간발의 차로 세이프.
지금은 이래도 한창때의 호세는 도루로 줏가를 올린 선수.
세인트루이스 시절인 지난 91년 20개의 도루를 기록한데 이어 이듬해에도 28차례나 상대의 베이스를 훔친 화려한 경력이 있다.
마수걸이 도루를 한 호세는 "팀이 원한다면 언제든 뛸 준비가 돼 있다. 메이저리그서 얻은 스틸의 노하우를 보여주겠다"며 의기양양.
아직 장타를 터뜨리지 못해 구단관계자들의 애를 태우는 호세가 모처럼 큰소리를 친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