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쾌투' 볼티모어전 환상커브
기사입력 1999년 03월 09일 13시 42분
박찬호（26．LA다저스）가 아메리칸리그 최대 거포 알버트 벨（33）의 방망이를 부러뜨리고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코리안 특급'의 위용을 과시했다.
9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홈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박찬호는 3이닝 동안 38구를 던져 2안타에 삼진 2개, 4구 1개로 호투했다.
어이없는 야수실책으로 1실점（비자책）했으나 구단 관계자들이 환호성을 지를 정도로 박찬호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1회말 4번 타자 벨과의 대결.
연봉 1천300만달러（약156억원）를 받고 올시즌부터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은 벨은 98시즌 시카고에서 49홈런에 152타점을 기록했고, 10년 통산 321개의 홈런을 친 당대 최고거포중 한명.
박찬호는 볼카운트 1－1에서 몸쪽 강속구를 뿌려 벨의 방망이를 두동강낸 후 2－2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 벨과의 첫 대결에서 삼진을 뽑아냈다.
1실점은 시속 40㎞가 넘는 강풍이 빌미가 됐다.
1회말 첫 타자 앤더슨이 친 초구 평범한 플라이볼이 바람에 휘면서 좌익수 셰필드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져 주자 2루가 됐고, 희생 번트에 이어 3번 픽커링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점을 내줬다.
그러나 벨과 서호프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1회를 끝낸 박찬호는 2회말 첫 타자 칼 렙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지명타자 해롤드 베인스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2루 병살땅볼로 잡고 전 동료 챨스 존슨은 2루수 플라이로 간단히 처리했다.
3회에도 1사후 4구 하나를 내줬으나 2번 헤어스톤을 우익수 플라이, 3번 픽커링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3이닝 동안 투구수는 38개（스트라이크 25개）에 불과했고, 특기인 강속구외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박찬호는 0－1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마이너리거로 구성된 구원투수진이 무너지며 다저스가 0대10으로 대패,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박찬호는 오는 13일 베로비치에서 뉴욕 메츠를 상대로 두번째 선발등판한다.
[포트 로더데일（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