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신 도굴' 주범 범행직후 경찰서 들러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15시 33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부친 시신도굴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정금용씨(39)가 범행 직후 대담하게 경찰서에 들른 것으로 밝혀졌다.
8일 이 사건을 수사중인 대전동부경찰서 형사과 직원들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4
일 오전 4시쯤 경찰에 붙잡힌 아는 사람의 신병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경찰서에 들러 잠시 머물다 떠났다.
이때는 정씨가 공범 임종순씨(34)와 함께 3일 오후 5시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 도착, 같은 날 오후 8시쯤부터 5시간여에 걸쳐 구수리 충골산에 있는 신회장 부친의 묘를 파헤친 뒤 시신의 머리부분을 도굴하고 대전으로 되돌아 온 직후이다.
소매치기가 전문으로 전과가 9범인 정씨는 평소 경찰의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돼 있어 많은 경찰이 정씨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시신도굴 사건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정씨는 유유히 경찰서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당시 정씨는 약간 초췌해 보이기는 했어도 이같이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직후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며, "시신도굴 사건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이라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