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사랑방] 러틀랜드 '진작 좀 그렇게 잘하지'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15시 33분
◇'정규리그 2년연속 우승' 초읽기에 들어간 현대의 직원들이 선수들 못지않게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기아전서 이길 경우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현대는 패하는 바람에 준비한 플래카드를 사용하지 못했지요.
이어 7일 대전 홈코트에서 벌어진 광주 나산전서 승리했지만 기아－LG전에서 기아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정규리그 폐막 하루전인 오는 13일 동양전까지 다시 `잔치'가 미뤄졌습니다. 이 바람에 대전까지 내려 온 구단 고위층과 KBL 김영기 전무도 헛걸음을 하고 말았지요. 현대측은 준비한 20여개의 꽃다발을 체육관을 찾은 팬들과 경기 운영요원들에게 나눠주며 아쉬워하더군요.
◇KBL(한국농구연맹)의 `짠돌이 홍보전략'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관중들에게 나눠줄 경품을 KBL이 각 구단에 할당한 것입니다. KBL은 지난 7일 삼성 구단에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하겠다면서 홈게임때 쓰고남은 물품을 요청한데 이어 다른 구단에게도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민폐'라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감량경영'이란 명분 아래 서울 중립경기와 올스타전 등에서 볼거리를 대폭 축소했던 KBL의 이같은 요청에 대해 각 구단들은 "돈은 안쓰고 생색만 내려한다"며 입이 한자나 나왔더군요.
◇7일 현대-나산전 도중 나산의 신인 가드 김병천이 폭력을 휘둘러 물의를 빚었습니다. "아무리 판정에 불만이 있다고 해도 신인이 코트에서 심판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나산 황유하 감독은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에게 그런 감정이 생기도록 한 것도 문제가 아니냐"며 "우리팀은 아슬아슬하게 리드하고 있다가 오늘처럼 패한 게임이 여러차례 있다"고 밝혀 `피해의식'을 드러냈습니다.
◇LG전을 위해 경기 전날인 6일 창원으로 이동한 기아 강동희와 김영만이 숙소인 인터내셔날호텔에서 뜻밖의 여성팬을 만났습니다. 여자농구 삼성생명의 정서영과 국민은행 이선형이 바로 그들입니다. 휴가를 받아 이날 부산을 거쳐 창원에 내려온 이들은 평소 좋아하는 강동희 김영만을 직접 만나기 위해 밤늦게 기아 숙소를 찾았답니다.
호텔 커피숍에서 주위로부터 `의혹의 눈초리'를 받으며 `심야 미팅'을 가진 이들은 농구 등을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LG가 즐겨찾던 식당을 바꾸는 모험을 통해 연패(連敗)에서 벗어났답니다. LG는 평소 홈게임이 있는 날 숙소인 창원호텔에서 식사를 했는데 지난 4일 동양전을 앞두고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3연패에 빠진 팀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그랬답니다. 경기 당일 새로운 식당을 찾지 않는 것은 농구판의 불문률입니다.
괜히 모르는 음식을 먹고 탈이라도 날까봐 그런 것이지요. 하지만 LG는 과감히 이런 관행을 탈피했고 연패의 사슬을 끊었으니 때론 새로운 시도도 필요한 것인가 봅니다.
◇"지금이 4라운드만 됐어도…." SK 최인선감독은 시계를 한달 전으로 돌려놓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답니다. 들쭉날쭉한 플레이로 애를 먹인 외국인 가드 러틀랜드 때문이죠.
기습적인 장거리포와 질풍같은 골밑 돌파 등 지난해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각 구단 관계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던 `그 실력'이 시즌 막판에야 살아나고 있으니 서장훈 현주엽 등 막강 센터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노련한 가드가 없어 하위권을 맴돈 최감독으로선 탄식할 만한 일이죠. 이에대해 러틀랜드가 이제야 한국농구에 적응했다는 분석과 이미 `물건너 간' 재계약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나래 해리스의 `국화빵 동생'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순전히 형을 보기 위해 자비를 들여 지난주 한국에 온 해리스의 이종사촌 동생 브라이언 스튜어트(27)는 타이슨처럼 우락부락하게 생긴 권투선수 출신으로 성격도 해리스 못지 않게 불같은 터프가이랍니다.
지난 2일 의정부에서 열린 나래-SBS전을 관전한 스튜어트는 해리스가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 테크니컬파울을 선언당하자 "농구도 잘 못하면서 항의는 무슨 항의냐"며 형을 따끔하게 야단쳐 구단 직원들을 웃겼다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