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씨] '나를 키운건 어머니 잔소리였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15시 33분
연출가 이윤택씨. 그는 지난해 가을 큰 경험을 했다. 심장발작.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쯤에서 생을 한번쯤 정리해야겠다고. 석 달간 부산 가마골에 칩거, 책을 썼다.
에세이집 `살아있는 날들은 날마다 축제'(샘터)가 그 열매. 유년시절의 아픈 추억, 20대 초반 유언으로 쓴 연애편지, 연극하느라 고생한 일화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명배우 평전, 외국 연극도시 순례기도 담았다.
어머니 이야기도 실려 있다. 그는 `나를 키운 것은 팔할이 어머니의 잔소리'라고 말한다. 활화산같은, 바람같은 그의 피를 북돋우고 다스려 준 어머니에 대한 헌사다. 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어머니'의 토대가 된다.
그는 "이 책을 쓰고 나서 심장병이 나았다"며, "참 신기한 일"이라고 허허 웃는다.
시인, 희곡작가, 연출가, TV드라마 작가를 넘나드는 전방위 문화인.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문화게릴라' 이씨의 삶의 경험이 녹아 있다.
그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독일 극작가 뷔히너의 말을 빌린다. `천성대로 살아라. 그러면 자유를 얻으리라. 자유가 너에게 가장 귀중한 식량이다.'
[임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