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현대 카날리는 애물단지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14시 09분
올시즌 외국인 최초의 `먹튀（돈을 먹고 튀어라）'가 나올 것인가.
현대는 울고싶다.
내야수 조지 카날리（34）.
팀의 구멍인 3루와 5번타자의 고민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트라이아웃에서 눈딱 감고 투수를 포기하고 내야수를 찍었지만 이젠 `애물단지'가 됐다.
"5번은 커녕, 대타로나 나오면 잘 나올것"이라는 평가가 코칭스태프로부터 슬금슬금 흘러나온다.
지난 7일까지 4차례의 연습경기에서 카날리의 타율은 고작 8푼3리（12타수 1안타）.
더욱 심각한 것은 코칭스태프가 입을 모아 "크게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리는데 있다.
지난 4∼5일 오릭스 1.5군과의 연습경기에서 카날리는 이해하기 힘든 스윙을 선보였다.
밸런스가 완전히 흐트러진데다 공과 10㎝ 가량이나 떨어진 곳에 방망이를 갖다대며 허공만을 갈랐다.
코칭스태프는 지난 1월 플로리다캠프에서 실망스런 타격을 보여줬을때만 해도 "아직 몸이 덜 만들어져서 그렇겠지"라며 위안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때와 비교해 달라진 것이라곤 없다.
"무릎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의 눈길도 있다.
김재박감독은 카날리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가로저으며 입을 굳게 다문다.
김용휘단장은 "그래도 김감독이 5월까지는 계속 경기에 내보내며 기회를 주지 않겠느냐"며 근심어린 기색을 내비친다.
아직 한국음식을 전혀 입에 못대고, 사우나에 가면 여럿이 함께 옷을 벗고 탕에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 기겁을 하며 자기 방에서의 샤워로 만족하는 등 한국문화에 적응을 하지 못한 사실도 현대를 우울하게 한다.
연봉 10만달러（약 1억2천만원）의 카날리.
현대는 슬슬 조바심이 난다.
[고베＝김우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