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케이블 채널 선택제 시기상조 여론
기사입력 1999년 03월 07일 15시 22분
서울지역 21개 SO(종합유선방송)들이 3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한 채널선택제(티어링)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청자들은 채널선택제에 대해 좋아해야할지 말지 갈팡질팡이고, PP(프로그램 공급사)도 인기채널과 비인기채널과의 입장이 다르다. 또한 시행주체인 SO들도 지역에 따라 가입자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채널선택제는 지상파 및 국내 위성방송 11개에 공공채널 3개를 더한 '국민형'(월 4천원 이하)부터 전 채널을 더한 '기본형'(월 1만5천원 이하)까지 모두 4가지 형태로 나눠져 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국민형'을 보자니 '싼게 비지떡'이고, '기본형'을 보자니 현행과 똑같다는 불만이다. 결국은 SO에 가입하는 것보다 공중파 재방송에 수십개의 위성채널을 덤으로 보여주는 중계유선(동네방송)과 계약하는게 훨씬 낫다는 것. 또한 가뜩이나 경영악화때문에 재방 등 파행방송을 하고 있는 터에, 이걸 또 나누면 무엇을 보냐는 얘기다.
PP중 DCN과 같은 인기 채널은 관망하는 상태다. 그러나 수신료(가입비의 25%)로 겨우 연명하고 있는 비인기채널은 그나마 묶음에서 제외되면 수신료마저 못받게돼 결사 반대하고 있다.
SO도 중계유선과의 경쟁을 위해 티어링을 요구했지만, 고소득층 지역과 저소득층 지역의 입장이 다르다. 강남 서초같은 중산층이상 지역의 SO들은 고액수신료를 받는 '기본형'가입 이탈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나, 저소득지역의 SO들은 채널을 나누는 것이 '제살 깍아먹기'와 똑같아 결국 중계유선에 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채널선택제가 시청자에게 채널선택권을 주고 수신료를 대폭 낮추는 등의 좋은 취지로 시작됐지만, 경영악화로 '반찬없는 밥상'격이 되고만 현 케이블채널의 형편이 풀리고 난 다음에 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준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