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강동희가 현대전 늑장출전한 까닭
기사입력 1999년 03월 07일 14시 45분
"도대체 왜 안뛴거에요."
기아 강동희（33）는 6일밤 팬들로부터 수십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날 오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전 1∼2쿼터서 줄곧 벤치를 지킨 이유를 묻는 내용이었다.
예비 챔피언결정전으로 관심을 끌며 전국에 생중계까지 된 빅게임에서 강동희는 팀이 6점차로 뒤진 3쿼터 시작과 함께 출전했다.
`조용필은 원래 막판에 나온다'는 말처럼 강동희도 그랬을까?
경기후 기아 박인규 감독은 이같은 의문을 의식한듯 기자의 질문도 없었는데 먼저 말문을 열었다.
"우리팀 보물인 강동희를 아끼기 위해 3쿼터부터 기용했다."
풀타임 뛰기에 힘이 달리는 강동희의 체력 안배를 위해 투입 시점을 적절히 조절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아가 13점차까지 앞서다 순식간에 역전당한 2쿼터 초반 강동희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기지 않은 대목은 석연치 않았던게 사실.
또 경기초반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강동희의 표정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듯 일그러져 있었다.
경기 전날 미팅에서 자신과 의견충돌을 빚었던 감독이 일부러 자신을 기용하지 않는다는 무언의 항변이라도 하듯….
어쨌든 역전승을 이끌며 클라이막스의 주인공이 된 강동희는 오히려 후반 출전으로 득이 많았던게 사실.
주위의 억측을 불러일으킨 이날 강동희의 늑장 출전은 결국 감독과 선수의 오해에서 빚어진 해프닝이었던 셈이다.
[부산＝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