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성근감독은 훌륭한 스승'
기사입력 1999년 03월 07일 14시 45분
`쌍방울은 야구사관학교（?）.'
지난 4일 쌍방울의 오키나와캠프 불펜피칭장서 외국인투수 제이크 비아노（26）는 김성근감독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전날인 3일 LG와의 연습경기서 2이닝 동안 3안타, 4구 4개, 사구 1개로 2실점.
경기내내 비아노는 "씩 씩"거렸으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등 자제력을 잃었다.
밤새 비아노의 패인을 분석한 김성근감독은 다음날 그를 조용히 불러 비디오 카메라까지 설치해 놓고 단점을 지적해줬다.
"투구시 팔이 너무 올라가 힘을 받지 못하고 마지막에 공을 잡아채지 못한다, 팔꿈치의 지렛대 효과를 이용하지 않고 단순하게 어깨힘으로 밀어 부친다."
두시간 동안의 1대1 교정연습이 끝나자 비아노는 활짝 웃으며 "Thank you" "Good teacher"를 연발했다.
자신이 봐도 눈에 띄게 좋아진 구위에 눈물까지 글썽였다.
외국인선수는 `용병'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자신의 실력을 실전에 투입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하지만 비아노는 쌍방울에서 난생 처음 야구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 제2의 야구인생이다.
지난 93년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에 입단한뒤 무명으로 전락한 비아노.
마이너리그 싱글A와 더블A서 모두 3∼4승을 올린 것이 고작이었다.
작년 트라이아웃 참가선수중 그나마 제일 나은 피칭을 보였고 오직 가능성만으로 발탁됐다.
쌍방울은 신인투수 하나를 더 얻은 셈이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