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빠른발 장점 '호랑이 TOP'
기사입력 1999년 03월 05일 14시 09분
`역대 최고의 톱타자' 이종범이 주니치로 빠져 나간 작년시즌, 해태의 고민은 바로 1번 자리였다.
장성호가 그 역할을 맡았으나 걸음이 느린 게 결정적인 약점.
3할1푼2리의 높은 타율에도 김응용감독이 늘 탐탁치 않게 생각한 이유다.
올시즌은 누가 호랑이 타선의 `첨병'으로 나설까.
김감독은 외국인 선수 스토니 브릭스（28）를 1순위로 꼽고 있다.
무엇보다 빠른 발이 김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m88의 장신이라 민첩성은 떨어지지만 보폭이 넓어 한번 탄력을 받으면 가속도가 붙는 스타일.
브릭스의 빠른 발 때문에 지난 3일 홍백전에선 해프닝이 일어났다.
8회 무사 만루에서 백팀 1번 브릭스는 우중간을 꿰뚫는 안타를 쳐낸뒤 2루를 돌아 3루까지 잽싸게 내달았다.
하지만 선행주자였던 권오성이 3루에서 멈춰서는 바람에 3루 코앞까지 갔던 브릭스는 다시 2루로 부랴부랴 귀루.
팀에서 가장 발이 느린 `거북이' 권오성이 1루에서 3루까지 겨우 두 베이스를 가는 동안 가장 발이 빠른 `토끼' 브릭스는 1→2→3→2루 까지 무려 4개 베이스를 돌았던 것이다.
타격페이스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전훈초반 방망이가 시원찮았던 브릭스는 매일 아침 특타조를 자청한 게 효험을 봤는지 지난 3일 홍백전에선 좌월 1점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로 3타점을 올렸다.
코칭스태프에선 트라이아웃 캠프에서 12타수 7안타（0.583） 1홈런 3타점을 거둘 때의 매서운 방망이가 감을 잡는다면 톱타자감으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호놀룰루（미 하와이주）＝김상수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