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씨뿌리기' 시민운동 펼친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04일 14시 59분
지난해 등산계에선 산나물 산행이 인기 상종가를 쳤다.
특히 산나물교실이란 단체가 생기면서 산나물캐기가 가족산행으로 정착, 여행업계에는 산나물여행이란 신조어를 낳기까지 했다.
그러나 나무나 꽃처럼 산나물 역시 캐기만 하면 씨가 마르는 법이다.
산나물교실은 이에 따라 올해부터 산나물 씨뿌리기를 범시민운동으로 띄우기로 했다.
새봄을 맞아 이달부터 서울 서초구청과 중랑구청 등과 함께 시민대회의 주요 행사로 산나물 씨뿌리기가 등장한다.
산나물교실의 한영모 실장(48)은 "산나물이 건강에 좋다며 산으로 우르르 몰려가는데, 뜯기만 하면 나무나 꽃처럼 곧 씨가 마르는 법"이라며, "자연의 혜택을 되돌려준다는 환경운동 차원에서 시민운동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산나물교실은 7일 서초구청의 구민걷기대회 행사때 서초구 우면산과 청계산 일대에 산나물 100여가지의 씨를 뿌린다.
샐러드와 쌈으로 인기있으며 곰이 즐겨먹는다는 곰취, 한솥밥을 다 쌀 수 있는 병풍취, 쌀로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어 비벼먹는 곤드레밥의 곤드레, 술안주로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땅두릅 등 여러해살이와 씀바귀 등의 한해살이 나물의 씨를 고루 뿌릴 예정.
지난해 산나물 애호가들이 모여 처음 결성한 산나물교실은 올 시민운동을 위해 회원들이 지난해 전국 명산에서 부지런히 산나물 씨를 채취했다.
올 봄에 뿌릴 자연산 씨만도 무려 한가마니 분량이다.
산나물교실은 28일에는 일반 가족을 대상으로 시산제를 겸한 산나물씨뿌리기 행사도 떠난다.
1인 2만원의 차비만 내면 누구나 선착순으로 참가할 수 있다. 장소는 지금도 심심찮게 산삼이 나온다는 영산인 강원도 화천군의 광덕산(해발 1,046m)이다.
산나물은 성장속도가 빠르다. 보름쯤 지나 씨뿌린 데를 잘 들춰보면 대부분 새싹으로 자라 있다.
한 실장은 일반 취나물은 2년, 도라지는 3년후에 캐어 집에서 산나물 잔치를 벌일 수도 있다며, 씨뿌리기 참가자를 대상으로 산나물 채집 행사도 벌일 예정이다. 문의 583-6136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