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성] (3)동성애로 '전사' 길러
기사입력 1999년 03월 04일 14시 52분
동성애는 동서고금의 모든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 행태와 사회적 수용 여부도 참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인류학자들의 글을 보면 동성애는 대체적으로 군대사회에서 보편적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류의 동성애 케이스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것은 어떤 것일까. 아마 파푸아 뉴기니아 산악지방에서 성행하던 동성애 관계였을 것이다.
길버트 허드는 74년 `이 지역 원주민은 소년병과 고참병이 동성애적 짝을 이루게 하여 부족군을 유지했다'는 보고를 했다.
이런 관계를 성적인 관계로만 보면 그것은 현대 문명인의 오해다. 군대내 동성애는 어린 소년을 전사로 키워내는 장치였던 것이다.
소년병은 상급자와의 섹스 대가로 전사가 되는 일련의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허드는 계속해 `이 지역의 호전적인 삼비아족 소년들은 일곱살이 되면 어머니를 떠나 젊은 남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일종의 클럽에서 생활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조선이 `남녀칠세 부동석'을 외치고 있을 때, 이곳의 어린이들은 연장자들과 구강성교를 했다.
연장자의 정액은 사나운 전사로 키워주는 묘약으로 여겨졌다(역시 문명인의 시각으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대문명의 발원지라는 유럽에서도 과거 그 이상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차차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연장자들은 25세가 되면 소년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여자와 결혼해 후손을 본다.
그러나 결혼해서도 전사들은 아내와의 잠자리를 가급적 피했다. 여자로부터 더러워질까봐 두려워했던 것이다.
남자의 정액은 신성하고 여성들은 더럽다는 이같은 `오염 신화'는 다른 원시부족 사회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사진작가 안드레 세라노(49)의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국제화랑에서 전시중인 `안드레 세라노 사진전'(2월26일~25일)이 그것이다.
지난 88년 오줌 속에 담긴 십자가상을 찍은 `피스 크라이스트(오줌 예수)'로 논란을 일으킨 작가는 최근 동성애를 다룬 작품으로 금기를 또한번 깨고 있다고 한다.
원시부족과 현대의 사진작가가 동성애를 보는 시각과 태도는 얼마나 닮아있고 얼마나 다를까.[계속]
[글=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