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것이 쉬리 '옥의 티'
기사입력 1999년 03월 04일 14시 33분
전국적으로 1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영화 `쉬리'에도 옥의 티는 있었다.
PC통신에는 `쉬리' 제작팀이 허술하게 처리한 부분에 대한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으나, 영화사측에선 잘못된 지적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진짜' 옥의 티는 무엇일까.
▲영화속 북한 특수8군단 소속의 박무영（최민식）이 "남북한이…" 라는 대사를 쓴다.
하지만 그가 진짜 북한 공작원이라면 `남북' 대신 `북남'이란 표현을 썼어야 했다.
▲CTX 폭탄을 탈취 당하는 장면에서 폭탄 수송 임무를 맡은 군인들의 소속은 서울을 방어하는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다.
영화 속의 수방사 대원들이 사용하는 소총은 `M16'. 그러나 수방사 대원은 국산 화기인 `K-1' 또는 `K-2'소총을 지급 받는다. M16 소총은 후방지역의 부대에서 쓰는 개인화기다.
특히 특수요원인 한석규와 이강호가 M16를 사용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OP요원（특수요원）들이 MP-5 기관단총으로 무장하고 배 안을 수색하는 장면에서 총 하단부에 라이트를 단 것이 보인다. 수색대원들은 어두운 곳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적외선 투시장치'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라이트까지 다는 `낭비'를 하고 있다.
게다가 OP요원들의 복장이 요란한데, 대간첩작전이나 테러진압 작전에 투입되는 특수요원들은 복면과 검은제복 등이 정석이다. 영화에서는 제복에 태극기까지 달고 있지만 대부분 계급과 소속부대 마크도 가리고 작전에 임한다.
▲`키싱 구라미'라는 관상 열대어는 영화 속에서 `남녀의 사랑'을 의미하는 중요한 상징물로 사용된다.
키싱 구라미는 서로 키스를 하고 사랑을 나누다가 두마리 중 한마리가 죽으면 다른 한마리도 병이 나서 죽는다는 대사가 여러번 나온다.
하지만 실제 키싱 구라미가 입을 맞추는 것은 애정 표현이 아니라 서로 영역 싸움을 하는 것이다. 키싱 구라미는 상대에게 상처도 입히는 `난폭한' 물고기다.
또 최민식이 `쉬리'를 설명한 "관상어인 쉬리…"라는 표현은 완전한 실수. 쉬리는 버들피리, 색시피리 등으로 불리는 잉어과 쉬리속 한국 토종 야생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봐도 다소 황당한 장면은 극중 하이라이트인 잠실 주경기장에서의 남북한 축구시합 장면. 프랑스 월드컵 직전의 한국과 중국의 평가전을 촬영한 것인데, 한석규 머리 위로 나붙은 프랭카드는 너무도 선명하게 한·중 축구임을 알려 주고 있어서 제작진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
[임태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