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두둑한 배짱 만점커브 '뒷문단속 걱정마'
기사입력 1999년 03월 04일 13시 54분
변칙적인 투수기용, 기상천외한 작전.
`도깨비'의 이미지가 팀컬러가 된 쌍방울.
하지만 `어린왕자' 김원형（27）만은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원형은 지난 3일 오키나와 이시가와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서 올시즌 철벽 마무리의 면모를 뽐냈다.
선발로 나가 1이닝 동안 1안타 1탈삼진 무실점.
1번 대톨라와 2번 안상준을 내야땅볼로 처리한뒤 3번 김재현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으나 4번 펠릭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직구 최고시속은 작년 시즌이 한창일때나 볼 수 있던 141㎞.
작년 12월 아시안게임 우승이후 한달간의 휴식과 체력훈련을 거쳐 2월 중순부터 불펜 피칭을 시작한 뒤 첫 실전투구인 것을 감안하면 무서운 페이스다.
올시즌 돌격대의 뒷문지기를 자청한 김원형은 이번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스피드 업（Speed Up）'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배짱과 국내최고의 커브를 지니고 있으나 다른 구단의 소방수에 비해 강속구가 처지는 것이 내내 아쉬웠다.
현재 추세라면 다음달 3일 시즌이 개막하면 시속 145㎞를 넘나드는 총알투를 뿌릴 것으로 기대된다.
3일 LG와의 연습경기 전날밤부터 오른쪽 사랑니가 아파 진통제까지 복용한 김원형.
다음날 뺨까지 통통 부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마운드로 향했다.
그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팀이 흔들리기 때문이었다.
[오키나와＝박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