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부친상 슬픔딛고 다시 촬영장으로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5시 46분
지난 달 부친상으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이명세감독-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의 촬영을 잠시 중단했던 박중훈이 다시 촬영현장으로 돌아왔다.
박중훈이 찾은 촬영현장은 인천의 한 주택가. 터프한 강력계 형사로 등장하는 박중훈이 문득 혈육의 정이 그리운 듯 동생 집을 찾는 장면인데, 1일 오후 진행된 촬영에는 당초 박중훈의 동생역을 맡고 있는 이혜은만 혼자 출연하기로 되어 있었던 것.
이 감독도 박중훈 없이 이혜은의 분량만 촬영할 예정이었으나 박중훈이 예고없이 나타나 촬영분량이 두배로 늘어났다.
예정보다 일찍 촬영현장에 복귀한 박중훈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마냥 촬영에 지장을 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돌아가신 아버님도 영화에 전념하길 바라실 것"이라는 입장.
"중훈아, 지금 하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정말 잘 됐음 좋겠다. 열심히 해라"는 게 돌아가신 아버님이 늘상 하시던 말씀이라는 설명. 평소 아버지는 아들의 출연작에 대해 언급은 커녕 제목조차 기억 못하시던 아버지가 유독 이 영화에 대해서만큼은 각별한 관심을 보이셨다는 것.
음력설이었던 지난 달 16일, 아버지를 영원히 다른 세상으로 보내드리고 나서야 박중훈은 막내아들에 대한 선친의 마지막 사랑을 깨닫고 눈시울을 적셨다는 후문. 그날도 신년덕담을 나누면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대한 애정어린 격려와 당부를 잊지 않으셨던 풍모가 결국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 되었다는 게 박중훈의 애끓는 사부곡.
그러나 촬영현장으로 돌아온 박중훈은 `그토록 지대한 관심을 보이신' 아버지의 뜻을 되새기면서 예전의 근성을 바탕으로 혼신의 열연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