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네팔산악협회 에베레스트 '청소등반' 모집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5시 24분
"에베레스트에 청소하러 가실 분∼"
올 봄 세계의 산악인들이 지구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서 이색 모임을 갖는다.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에 간다면 당연히 등반이 목적일터.
그러나 이번엔 청소하러 간다.
네팔산악협회는 올 5∼6월에 걸쳐 45일간을 `에베레스트 대청소기간'으로 정하고 각국 산악인들과 산악단체에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대청소가 벌어지는 곳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사우스콜.
베이스캠프의 쓰레기는 초등자 힐러리경이 "이렇게 오염시킬줄 알았다면 에베레스트에 결코 루트를 개척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뒤늦게 후회했을 정도.
각종 식품의 포장지, 옷가지, 건전지 등 잘 썩지도 않는 쓰레기가 널려있다.
상업등반대가 등반루트로 자주 이용하는 사우스콜지역에는 찢어진 텐트, 끊긴 로프, 버너용 가스캔, 음식깡통을 비롯해 산소통까지 마구 버려져있다.
네팔산악협회는 이 산악쓰레기들을 루크라와 카트만두로 옮겨 재생하거나 폐기할 계획이다.
이 작업에 필요한 총 경비 13만달러는 확보했으나 인력이 부족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 마케도니아산악협회, 러시아산악연맹, 핀란드 국영방송 등 많은 나라의 단체들이 참가 의사를 나타냈다.
마케도니아산악협회는 이번 청소등반에서 89년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등반중 실종된 자국의 산악영웅 디미타르의 시신 발굴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며, 러시아팀은 미래의 청소등반을 위해 산악쓰레기 운반에 간편한 윈치시스템을 시험 가동한다.
네팔산악협회는 "21세기의 후배 등반가들을 위해 세계 최고봉을 청소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청소등반에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네팔산악협회 이메일주소:peaks@mma.wlink.com.np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