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목욕탕 (2)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5시 24분
-얼마 전까지 호르몬제를 맞아 키워 두었던, 부풀어 오르기만 했지 형편없는 모양새의 내 가슴이 여자의 코끝에서 흔들린다.
여자는 기분이 좋은지 노래까지 흥얼이며 눈을 감고 있다.
-공들여 여자의 온 몸 구석구석을 닦아 내렸다.
약간 마른 체형이 비누의 미끄러움으로 인해 내 손에서 가끔 달아나곤 하지만, 난 널 놓치지 않아.
옆으로 눕히고는 한쪽 다리를 세운다.
오！ 그녀가 내 눈앞에 이렇게 열려 있다.
허벅지 쪽으로 때 수건을 끼운 손을 움직이며 조금이라도 더 벌려보려 애쓴다.
긴 속 눈썹을 파르르 떨며 여자는 두 눈을 감고 있다. 여전히….
-나의 볼품 없는 사이즈의 그것은 완전히 일어섰다.
오전 내내 두 타임을 뛰었지만 옆구리 살이 늘어져 자신의 주인으로부터 달아나기라도 원하는 것처럼, 옆으로 펼쳐지던 중년의 아줌마들 뿐이었고 난 속으로 어서 이 지옥의 시간이 끝나기를 기도했다.
그러고 보니 날 일으킨 여자는 이번 주에는 없었던 것 같다.
-어쨌든 나의 그것은 훌륭히 고개를 들었다.
이것만으로 성공한 하루다.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미영이 년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망할 년의 그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첫 여자.
그 년을 붙들어다 여관으로 끌고 갔던 그날 밤.
훌륭히 일어선 내 그것을 보고 그 망할 년은 줄기차게 배를 끌어안고 나자빠지며 웃었지.
작다고?
그것도 깨어난 거냐고?
그래.
내 그것은 이렇게 목욕탕에서 호르몬제를 맞고 여탕 때밀이 노릇을 해도 될 정도로 표시도 안난다구.
이렇게 쫙 붙는 빨간 팬티를 입고도 잔뜩 고개를 든 이 놈은 표시도 안 난다구.
-이제 여자 따위는 필요 없어.
난 이렇게 핑크색 커튼이 쳐진 작은 공간 안에서 내 쾌락의 도마에 몸을 내맡기고 다리를 벌리는 이런 년들로 만족해.
나만큼 행복한 사내 있으면 나와 보라구 그래.
- 3 -
＜때 밀리는 자의 독백＞
-젠장.
한달전에 휴가를 내서 재수술을 받았는데 아랫도리가 아직 덜 아물었나.
오늘부터 출근하기로 마담 언니랑 약속했는데….
전번에는 처음이고, 잘라서 뒤집는 수술이라고 싱가폴까지 갔었는데….
이번에도 그리로 내려갈 걸 그랬나.
씨팔. 달러가 이 지경인데 싱가폴엔 어떻게 가라구.
전번엔 너무 헐렁했어.
젠장할. 싱가폴 의사가 싱가폴 게이들 평균 사이즈로 했나.
이제 좁혔으니까 오늘은 우리 상철씨 오라구 해서 멋지게 즐기라고 해야지.
근데 새로 왔단 이 이모 빨간 팬티 겉으로 약간 두둑한 걸 보니….
혹시?
혹시 그렇다면 이번에 이 병원 소개나 해 줄까나.
호호홋！
암튼 세상은 즐거워.
나만큼 행복한 계집 있으면 나와 보라구 그래！
[이번 회 끝]
글·김혜진(아이디:SexyNo1)
/하이텔 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