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이현욱 3단 ●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5시 24분
제11보(156∼177)＝이 판의 흐름으로 보면 지금쯤 흑의 우세가 가시화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전보에서 백이 선수로 좌변을 깨면서부터 국면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백에게도 희망이 생긴 것이다.
백은 56, 58로 미처리로 남아 있던 이곳을 정리하면서 다시 새출발을 다짐했을 것이다. 흑도 자칫 이런 분위기로 끌려가다가는 오히려 백의 페이스에 말려들기 십상이다. 그러나 유 9단은 역시 대승부사였다. 이런 흐름을 단숨에 바꿔버리는 결정타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흑 59가 그 전초전. 국면이 좋았다면 66의 곳에 가일수해 안정하는 것이 알기 쉽다. 백 60, 62 보강이 불가피할 때 느닷없이 흑 63으로 젖혀간 수가 백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강수였다.
백은 당연히 [참고도] 백 1로 막아야 하지만 흑 2∼6까지 잡혔던 흑 한점이 살아가면서 중앙 백 일단 전체가 엷어진다. 응수가 갑자기 궁해진 백은 66으로 동문서답.
그러자 흑은 한술 더 떠 67로 확실히 챙겨버린다. 백 68이하 공격이 예상되지만 73의 곳 패를 이용해 능히 타개할 수 있다는 유 9단의 배짱이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