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성] (2)남근목 깍기대회의 유래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5시 24분
남근깎기 전국대회가 1~3일 강원도 삼척시 봉황오십천 둔치에서 개최돼 화제다.
3.5m 의 초대형 남근을 깎는 전문가대회부터 작은 남근을 깎는 일반대회에 무려 100여명의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언론은 물론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 일본 아사히신문과 NHK방송 등까지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어 세계적인 토픽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남근 깍기대회는 유래가 있다.
500여년 전, 마을 처녀와 총각이 사이좋게 돌김을 뜯으러 갔다. 그런데 총각이 점심을 먹으러 간 사이 처녀가 바다에 빠져 죽었다.
그날부터 마을 사람들은 고기잡이를 할 수가 없었다. 바다에 배를 띄우기만 하면 풍랑이 일었기 때문이다.
얼마 뒤, 처녀가 총각의 꿈에 나타나 "내 넋을 위로해주면 풍랑이 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곤 홀연히 사라졌다.
총각의 꿈 얘기를 들은 마을사람들은 제사를 지내 처녀의 넋을 달랜 뒤 배를 띄웠다. 그런데 이게 웬일. 풍랑은 여전했다.
이때 마을의 똑똑한 이 하나가 나서 "처녀가 위로해달라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바로 이것"이라며 큼직한 남근을 꺼내들었다. 그리곤 바다를 향해 오줌을 갈겨댔다.
"아하, 처녀가 원한 것은 바로 저것이었군！"
사람들은 앞다퉈 나무로 남근을 깎아 사당에 모시기 시작했다. 사당 안에 남근을 굴비두름처럼 엮어 걸어놓자 비로소 바다는 잠잠해지고 마을 사람들은 다시 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후 사람들은 매년 정월대보름이 돌아오면 남근을 깎아 사당에 모시기 시작했다.
이와 비슷한 전설은 국내 바닷가 마을 웬만한 곳에서는 다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게 바로 남근깎기 대회의 유래다.
풍어를 빌던 어촌 각지역의 이런 풍습은 박 정권 시절 새마을운동의 와중에 슬며시 사라졌다. 미신타파라는 정부방침에 깜짝 놀라 죄다 없애버린 탓이다.
이번 남근 깎기대회를 계기로 이런 풍습이 다시 살아나기를 빈다.
잘하면 세계적인 관광상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계속]
글=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