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감독 '마무리가 없어 큰일이야'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3시 52분
"마무리가 없어. 큰 일이야."
해태 김응용감독은 마무리 얘기만 나오면 얼굴 찡그린다.
딱히 누구라고 꼬집을만한 선수가 없다는 뜻.
귀국일（11일）은 점점 다가오는데 마운드의 핵인 `소방수'가 마땅치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삼성으로 떠나간 임창용의 빈 자리를 누가 메울 수 있을까. 전지훈련 전엔 이대진이 유력한 후보였다.
무엇보다 타자를 압도하는 시속 150㎞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하지만 몸이 딱딱해 연투가 힘든 스타일인데다 작년 시즌말의 어깨부상도 걱정스럽다.
고민스런 해태 코칭스태프가 구상하고 있는 대안은 `더블 스토퍼 시스템'.
전문 소방수를 못박는 게 아니라 왼손과 오른손 투수 하나씩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 시스템에선 왼손 마무리로 김정수가 나선다.
`백전노장' 김정수는 96년 6승3패 18세이브 방어율 2.01을 기록하며 선동열이 일본으로 빠져나간 공백을 훌륭히 메운 적이 있다.
37세의 나이가 흠이지만 좌타자가 많은 팀을 상대로 1이닝 정도는 막아낼 능력이 있다.
문제의 오른손 마무리에는 곽현희와 곽채진이 떠오르고 있다.
작년 2월 상무에서 제대한 곽현희는 137∼140㎞대로 공은 빠르지 않지만 제구력이 좋고 포크볼 커브 등 변화구의 각이 날카롭다.
홍백전에서도 4차례 등판, 10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7안타 1실점으로 팀내 투수 가운데 가장 안정된 투구내용을 보였다.
곽채진은 작년 초반 삼성에서 마무리를 한 경험이 있고 직구 스피드가 145㎞대까지 나온다는 게 강점.
김감독이 오른쪽 마무리로 과연 어떤 카드를 쓸지 궁금하다.
[호놀룰루（미 하와이주）＝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