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노트] 돌격대식 아침산책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13시 52분
오전 7시20분에 일어나 숙소주위를 걷는 `산책시간'.
아침식사를 하기전 쌍방울 김성근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직원들까지 예외는 없다.
이 이상한 훈련은 겉으로 보면 아침을 상쾌하게 맞는다는 측면이지만 실제론 선수들이 밤에 돌아다니지 않고 훈련이 끝나면 바로 자는 습관을 만들어 줬다.
혹시 늦잠을 자 산책시간에 늦으면 김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지기 때문.
아침산책은 지난 95년 김성근 감독이 쌍방울로 부임한 뒤로 해외전훈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가 됐다.
쌍방울이 이처럼 모든 생각을 훈련에만 집중시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해마다 쌍방울을 바라보는 주위시선은 측은하기 그지없다.
어려운 구단살림에 부족한 선수구성.
올해는 최악의 상황.
속된 말로 `차 포 떼고 장기두는 식'으로 작년 김기태_김현욱을 삼성으로 트레이드시켰다.
눈에 띄게 전력이 약해진 이상 훈련만이 살길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먹고 자는 시간, 씻는 시간을 제외하곤 오로지 훈련이다.
연습경기로 온몸이 녹초가 된 날에도 쌍방울 선수들은 숙소로 이동하기전 야구장에 들러 땀을 한바가지씩 더 쏟는다.
저녁을 먹고나서도 조를 만들어 야간훈련을 실시한다.
예외가 존재할 수 없는 스파르타식 훈련. 하지만 선수들은 불평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진해서 엄청난 훈련을 소화한다.
제대로 라인업을 짜기도 힘든 쌍방울이지만 올시즌 8개 구단중 꼴찌를 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이유는 바로 선수들의 땀이 흠뻑 밴 돌격대 유니폼에 있다.
[오키나와＝박재호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