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TV'] '학교' …신선한 의도 못따른 극적구성
기사입력 1999년 03월 02일 02시 39분
지난주 첫방송된 KBS 2TV 미니시리즈 '학교'는 드라마라기 보단 청소년교양프로인 '신세대보고'를 접한 느낌을 갖게한다. 종래의 소프트하게 접근한 하이틴드라마와는 달리 '학교'를 학생-일선교사-학교간부 등으로 구성된 '조직사회'란 관점에서 '문제'를 적시한 것은 의욕적인 시도였으나, 드라마를 봤다기 보다는 '극화한 청소년실태보고서'를 본 느낌이다.
1,2회에서 드라마는 교재선정 등 학교비리, 교사체벌과 학생의 신고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꺼냈다. 이미 뉴스를 통해 나간 한물 간 소재였지만, 지금껏 드라마에서 다루기 껄끄러웠던 문제를 거론한 점 만으로도 일단 의도는 신선했다.
골프장으로 임대한 공터와 방치된 철봉을 찍어 고발하고, 특정교재 선택에 불만을 품고 대자보를 붙이는 등 일을 크게 벌리는 듯 하더니 끝내는 당국자인 학교간부가 학생들앞에서 '시정하겠다'는 한마디로 맺는다.
2회에서도 교사의 체벌에 맞선 한 학생이 경찰서에 신고한 '희대의 사건'을 다루면서 설득력있는 과정없이 나중에 잘못을 뉘우친 학생이 교사를 찾아가 사과하는 것으로 너무 쉽게 수습된다.
얘기만 던져놓고 드라마적 구성이나 긴장없이 나중 MC의 싱거운 선답으로 끝맺는 용두사미의 토크쇼격이 되고 말았다.
사표쓴 교사를 향해 학생들이 종이 비행기를 던지는 장면은 요즘 유행하는 청소년 쇼프로의 치기만 같다.
또 이전의 청소년드라마가 연애나 하고 투정부리는 얘기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비난을 받았다면, '학교'는 비리가 있다며 책을 집어던지고 뉴스에 한번 나올만한 '교사신고'를 소재로 다뤄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참을 수 없는 무거움'으로 지탄받을 우려도 있다.
'교육개혁'을 하려면 드라마란 장르보다 아무래도 기획다큐가 더 낳을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