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자씨] '30년만의 첫 컬렉션 흥분돼요'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49분


"10년전부터 꿈꿔왔던 일이에요."

`애티튜드'로 잘 알려진 디자이너 김행자가 3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작품 발표회를 갖는다. 30년만에 첫 컬렉션이니, 새 색시처럼 설레고 흥분된다.

"사업에 혹시 지장이 있을까 엄두를 못냈죠. 이제 안정도 됐고, 더이상 늦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칼을 뽑았습니다."

김행자의 이번 첫 컬렉션은 국내 최초로 모녀 디자이너가 함께 하는 쇼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쇼 1부를 딸이자 `애티튜드'의 실장인 박지원이 신나게 열어젖히면 김행자가 화려하게 2부를 장식할 계획. 그래서 쇼의 제목이 `해피투게더'다.

"그런데요,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피곤한거 있죠? 박실장이 쇼를 하면 내가 거들어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서로 신경전이 대단해요."

컨셉트를 바꾸기만 세번. 상대방 작품에 대해선 일절 노코멘트. 겹치는 디테일만 계속 바꿨다. 그러다 보니 그 사이좋던 모녀가 하루가 멀다하고 말싸움을 벌이게되더란다.

그러기를 3개월여. 복고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의상 70벌이 드디어 세상을 봤다. 박지원이 하프캐쥬얼로 젊은 디자이너로서 감각을 과시한다면 김행자는 고급스러운 스타일로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진짜 성격과는 반대로 옷을 만든다고 하잖아요. 제가 성격이 호탕해서 그런지 옷이 참 여성적이에요. 이번엔 다른 시도를 해보려고도 했는데 결국 제 스타일이 나오더군요."

섹시하며 우아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실크를 주로 사용했다. 깃털을 일일이 붙인 원피스, 깃털 가방 등 정성이 가득 느껴지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비쥬를 하나 하나 붙인 선홍색 드레스도 인상적이다.

"그간 참아왔던 욕망을 아낌없이 분출시켰어요. 디자이너 김행자의 열정을 한가득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겁니다."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