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현욱 3단 ●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제10보(127∼156)＝유 9단의 바둑에 있어 단점으로 지적 되어온 것 중 하나가, 승부에 있어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즉 어떤 강한 자라도 능히 이길 수 있는 힘의 소유자인데 반해, 종종 예기치 않은 복병에게도 쉽게 패하는 경우가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 원인을 짚어보면 낙관주의와 덜컥수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들어 위의 단점이 많이 보강되어 유 9단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의 바둑은 끝까지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요소가 남아 있는 듯하다.
이 판도 본보들어 약간의 분규가 일고 있는데 전보에서 좌변을 확실히 문단속해두지 않은 탓이다. 흑 27로 우변 말을 보강하자 백 28로 뻗은 모양이 힘차다. 흑 29는 급소. 백도 일단 우변에서 손을 빼고 30으로 좌변을 밀고 들어가 동문서답이다.
이렇듯 좌변이 깨지기 시작해서는 흑도 다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처지. 좌상귀 흑 말도 안정을 요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백으로선 좌상귀 패를 해가며 최대한 버티면서 자연스레 46까지 좌변 돌파 및 연결을 꾀해 성공을 거둔 셈이다.
백 48∼54는 `가'의 단점을 확실히 없애놓으려는 수순. 즉 흑 `가'엔 백 `나', 흑 `다'엔 백 `라'촉촉수. 36．42＝△, 39＝31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