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동양' 마일스의 눈물겨운 1승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부디 한국에서 첫승을 거둘수 있게 해주십시오.'
대구 동양의 외국인 센터 마일스（23．1m98）는 지난 27일밤 대구 숙소에서 다지와 함께 오랫동안 기도를 했다.
또 나산전 녹화 테이프를 보며 자신이 마크할 로즈그린과 잭슨의 몸놀림을 꼼꼼이 분석했다.
주장 이훈재로부터 "내일 있을 나산전이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기회다. 국내 선수들도 정신무장을 새롭게 할테니 도와 달라"는 말을 들어서였다.
콜버트의 대체멤버로 지난해 12월 6일 한국땅을 밟은 마일스는 그 누구보다도 1승에 대한 욕망이 간절했다.
낯선 한국에서 직장을 구했다는 이유로 여자 친구로부터 절교선언까지 들었던 마일스는 그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기가 끝날때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연패기록.
마일스는 지난해까지 아칸소주립대에서 파워포워드로 뛴 자신이 센터 플레이가 부족하다는 점을 시인하며 미안해했다.
28일 나산전.
마일스는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가 될지도 모를 나산전에서 초반부터 파이팅넘치는 몸싸움으로 골밑을 지키며 13득점 11리바운드를 올렸다.
하프타임때도 라커룸에서 "조금만 더 힘을 내자"며 동료들의 등을 두드렸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승리가 확정되자 마일스는 이훈재를 끌어안고 어린애마냥 기뻐했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부모님께 빨리 이 소식을 알려야 한다"며 전화기로 달려갔다.
[김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