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다저스 CF안방중계 'TV스타'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박찬호（26）가 에이스 케빈 브라운（34）을 제치고 LA다저스의 간판투수로 공인 받았다.
올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가 자체 홍보광고에 박찬호를 내세움으로써 `코리안 특급'의 진가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다저스는 올시즌 홈게임 중계를 맡은 스포츠 유선방송 `FOX Sporst West2'와 원정경기 중계를 담당한 `KTLA'에 내보내는 광고에 박찬호와 포수 토드 헌들리（29）를 내세웠다.
내용을 살펴보면 단연 박찬호가 주인공.
9회말 2사 만루에서 박찬호는 마지막 타자를 맞아 투스트라이크 쓰리볼까지 가는 진땀 승부를 벌인다.
포수 헌들리와 사인을 주고 받는 가운데 관중석에서 "패스트볼, 패스트볼!"의 함성이 울려퍼진다.
변화구 대신 시속 160㎞의 광속구를 던지라는 관중들의 외침.
박찬호가 회심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자 타자는 헛스윙, 다저스의 승리가 확정되면서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러댄다.
올시즌 내내 양대 TV에서 다저스 선전이나 중계예고를 할때 이 광고가 브라운관을 통해 팬들의 안방으로 찾아간다.
다저스는 연봉 1천500만달러（약 180억원）의 특급투수 케빈 브라운을 제치고 박찬호（연봉 230만달러, 약 27억6천만원）를 팀의 간판인 홍보맨으로 선택한 것이다.
냉정한 승부사의 이미지에 메이저리그 최고투수 중 하나로 꼽히는 브라운이지만 다저스가 그를 제치고 박찬호를 내세운 이유는 시장성에서 박찬호가 앞서기 때문.
다혈질이고 성격이 까다로운 브라운에 비해 박찬호는 실력도 그렇지만 팬들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터.
박찬호의 불같은 강속구는 미국팬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으며, 평소 아이들을 좋아하고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미지는 다양한 연령층에 고루 어필한다.
또한 한국계는 물론 남미계 등 소수민족에게도 박찬호의 등장이 운동장을 찾게 만드는 호소력을 지녔다는 계산도 나온다.
다저스가 박찬호를 영원한 `다저맨'으로 삼고 싶어하는 이유가 극명해진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