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노트] 경기 이기고 심기 불편한 쌍방울감독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해도 해도 너무하는구먼."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거의 눈물을 흘릴 지경이었다.
지난달 28일 오키나와 오노야마구장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
전날 비가 내려 예정됐던 연습경기가 취소되자 김성근감독과 LG 천보성감독은 유례를 찾기 힘든 12회전 연습경기에 합의했다.
양감독 모두 보다 많은 투수들에게 실전경험을 주기위해서였다.
문제는 경기 한시간전 교환한 오더. LG측은 대뜸 두개의 오더를 제시했다.
7회까지는 대톨라 이종열 김재현 펠릭스 이병규 김상호 신국환 김정민 김준용으로 구성된 오더였고, 8회부터는 김선진 안상준 조 현 정영규 김종헌 조인성 등으로 또다른 오더였다.
이날 붙박이 1번 유지현은 몸이 안좋아 LG훈련장소인 이시가와구장에서 자체연습을 해 경기장에 오지도 않았고, 주전인 김동수 서용빈 손지환도 빠져 오더에는 없던 상태였다.
김성근감독은 이내 "한경기에 두개의 오더는 처음"이라며 한숨을 쉬면서 LG의 탄탄한 선수구성을 부러워했다.
쌍방울로 눈을 돌리니 하늘과 땅차이.
선수가 부족해 만 38세인 김성래가 3루수 2루수 1루수를 두로 섭렵해야하고 이연수 매니저마저 올시즌부터 선수를 겸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는 14대9로 쌍방울이 이겼지만 김감독의 마음이 편할리 없었다.
[오키나와＝박재호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