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63빌딩 유리창 1만3천여장 청소만 10일걸려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하루 전기 소비량이 광명시와 맞먹는다는 국내 최고층 `빌딩 시티'인 서울 여의도의 `63빌딩'이 새봄맞이 대청소 작전에 들어갔다.
지난 달 하순부터 이달 초순까지 진행되는 63빌딩의 유리창 닦는 작업은 웬만한 `공사' 못잖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빌딩 전체 유리창은 1만3천516장. 4명이 곤돌라를 타고 유리창을 다 닦는데는 꼬박 10일이 걸린다.
바람이 세게 불거나 비가 내려 공치는 날까지 고려하면 보름쯤 잡아야 한다.
63빌딩측이 용역업체인 대경실업에게 주는 1회 유리창 청소비는 530만원.
대경실업 대표 이경준씨（45）는 "63빌딩 꼭대기층 높이가 249@나 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곡예하듯이 아찔한 작업을 한다"면서, "85년부터 유리창 청소작업을 해왔지만 안전사고는 한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경실업측은 청소 당일 아침 빌딩 옥상에 있는 풍향계부터 본 다음,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유리창 닦을 순서를 정한다. 바람을 잘못타면 곤돌라가 유리창에 부딪치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고층 빌딩의 유리는 물로 닦는 게 아니다. 젖은 수건에다 조개껍질가루인 `귀조토'를 묻힌 다음 유리에 마찰시켜가며 먼지를 벗겨낸다.
이처럼 위험하고 힘들게 63빌딩 유리창을 닦는 작업원들은 얼마를 받을까?
대경실업측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작업 요원의 하루 일당은 10만원 정도. 정규 직원일 경우는 월급 200만원 안팎에 보너스는 연간 400％다.
그러나 워낙 청소일이 3D 업종으로 여겨져 일할 사람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고 용역업체측은 설명했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