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탁구스타 부부의 '골프 찬가'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한국탁구+중국탁구＝골프（?）
올해로 결혼 10년째를 맞는 안재형（34）-자오즈민（36） 부부가 아들 안병훈군（8．세종초등학교 1년）을 골프 꿈나무로 키우고 있다.
아들을 `코리안 우즈'로 만들고 싶어서다.
"자나깨나 골프 타령이에요. 골프채를 끌어 앉고 잘 정도로 골프가 좋다네요.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이상 최대한 지원하고 싶습니다."
둘은 이를 위해 아파트 베란다에 미니 퍼팅장도 만들었다. 봄 방학에는 하루가 머다하고 탁구 선배가 운영하는 골프연습장에 데리고 갔다.
병훈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난해 4월부터 교내 골프부에 들어가 한국의 타이거 우즈가 되겠다고 벼르고 있다.
1m35, 37㎏로 나이에 비해 체격이 큰 병훈이는 부모의 운동신경을 닮았는 지 샷 감각도 뛰어난 편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탁구 스타 부부가 왜 아들에게 골프를 시킬까.
"탁구를 할 경우 부모 그늘 탓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또 골프에 비해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도 짧은 편이라 골프를 권했지요."
병훈이는 중국어를 모국어처럼 잘 한다. 엄마가 평소 일상적인 대화는 중국어로 하는 탓이다.
요즘 안재형은 엄밀히 말해 실직 상태.
지난 97년 12월 해체됐던 소속팀 동아증권이 빠르면 이달 안으로 서귀포시청으로 재창단될 예정（본지 2월 27일 보도）이나 안재형은 코치 겸 선수로 내정된 팀 동료 유남규와의 위상 문제 때문에 재창단 멤버 임용에서 빠진 것.
안재형은 또 97년 6월 국가대표 남자코치를 맡고 지난해 12월 방콕아시안게임 남자 단식서 금메달을 낚았으나 최근 제45회 세계선수권대회 파견 선발전 직후 있은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임용에서 탈락,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됐다.
결혼과 함께 탁구대를 떠난 자오즈민은 병훈이를 키우는 데만 전념해오다 지난해 여름부터 한중 상업 교류의 가교역할을 하는 자오국제통상의 운영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하얼빈 투자유치단의 서울_부산 방문 투어를 책임지기도 했다.
[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