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부인'의 격 떨어뜨린 주범
기사입력 1999년 02월 28일 14시 59분
부인.
한자병용문제도 있고하니 한자로 쓰자면 夫人이다. 영어로는 Lady인데 그냥 보통의 `레이디'가 아니고 `퍼스트 레이디' 또는 `하이클래스 레이디'다.
우리가 쉽게 부르는 `부인'은 참으로 여성을 높이는 품격있는 말이다.
한자 공부 한가지만 더 하자. 옛사람들은 `부인'을 `內相(내상)'으로도 불렀으니, `안에서 최고인 사람'의 뜻으로 실로 대단한 예우다.
그런데 요즘엔 그 부인이 심지어 제비들 입에서 조차 너무 쉽게 나온다.
`부인 너무 아름다우십니다아∼!'
원래는 중국 고대의 천자의 비(妃)나 재후의 아내를 뜻하는 말이 아니었던가.
그렇다고 제비들의 잘못으로만 몰아칠 수도 없다. 그들도 어디선가 배웠겠지. 그것의 진원지는 아무래도 이상한 비디오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첫번째 작품은 저 유명한 `젖소부인 바람났네'가 주도한다.
그리하여… 온갖 저질(?) 부인들이 난무하는데.
황소부인 고집부렸네. 뱁새부인 가랑이 찢어졌네.
연필부인 흑심품었네. 삼겹부인 살 떨렸네.
걸레부인 몸 더렵혔네. 호떡부인 돌아누웠네.
큐대부인 삑사리 났네. 드릴부인 구멍났네.
수박부인 겉 핥았네. 석류부인 갈라졌네.
조개부인 벌어졌네. 물소부인 물 올랐네.
샘물부인 물 만났네. 악몽부인 가위 눌렸네.
미역부인 멱 감았네. 밥통부인 뜸 들였네.
콤파스부인 다리 벌렸네. 골통부인 줘도 못하네.
아, 부인 부인 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