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이호성이 홍현우보다 낫네'
기사입력 1999년 02월 28일 14시 59분
홍팀 3루수 이호성이 8회말 백팀 2번 정성훈의 강습타구를 멋지게 잡아 1루에 빨랫줄같은 송구로 아웃시키자 백팀벤치에선 홍현우를 빗대 탄성을 질렀다.
`새내기 3루수'치곤 수비가 좋았다는 의미.
90,91년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이호성이 3루수로 변신한 것은 절박한 팀사정 때문.
올해 해태는 외국인 선수 둘과 양준혁의 영입으로 내외야에 대폭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외야진에선 거물 양준혁이 일단 우익수 자리를 맡아놨고 중견수는 김창희나 브릭스의 몫. 나머지 한자리인 좌익수는 이호준의 차지가 됐다.
작년 팀내 최다홈런（19개）과 최다타점（77개）을 기록한 이호준은 지명타자가 주보직이었으나 올해부터 외야수로 전업했다. 이호성은 어쩔 수 없이 내야로 밀려난 셈.
3루수 홍현우를 2루로 돌린 코칭스태프는 당초 외국인 선수 브릭스에게 3루를 맡길 예정이었으나 수비가 불안했다.
코칭스태프의 지시로 1주일째 3루수 수업을 받고 있는 이호성은 "프로에서 처음으로 내야훈련을 하기 때문에 영 어색하다. 외야에 있을 땐 타자의 방망이 나오는 각도를 보고 타구를 쫓아갔는데 3루에선 각도가 안 보여 어디로 공이 올지 전혀 모르겠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현재로선 이호성이 올시즌 완전히 전업하기 보다는 3루와 외야를 번갈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7일 홍백전에서도 이호성은 4회까지 중견수로 뛰다 5회부터 3루수 브릭스와 자리를 맞바꿨다.
`미지의 땅'을 개척하고 있는 이호성의 도전이 성공할 지 지켜볼 일이다.
[호놀룰루（미 하와이주）＝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