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코트 천장에 웬 양동이
기사입력 1999년 02월 27일 02시 12분
농구에서 지역방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물방울 때문에 만들어진 전술.
지역방어가 탄생하기 전까지 대인방어만이 농구의 유일무이한 수비형태였다.
그런데 30년대 미국의 한 실내체육관 천장이 새는 바람에 물방울을 받아낼 양동이를 코트 여러곳에 놓았는데 양동이들을 피해 농구경기를 벌였던 게 지역방어의 `원조'가 됐다.
26일 한빛은행배 99여자프로농구가 벌어진 여수 흥국체육관에서도 지역방어로만 수비전술을 펼쳐야 할 상황에 놓일 뻔 했다.
이날 호남지방에는 봄을 재촉하는 늦겨울비가 내렸는데 아침부터 흥국체육관 천장에서 빗물이 새기 시작한 것.
체육관측은 부랴부랴 천장에 양동이와 대형 플라스틱 휴지통을 매달아 임시변통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경기중에는 빗물이 떨어지지 않아 경기는 정상적으로 가질 수 있었다.
3쿼터를 제외한 나머지 쿼터에서 대인방어만을 수비전술로 허용하는 여자프로농구가 자칫 지역방어로 경기를 펼칠 뻔 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 여수＝류성옥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