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들쭉날쭉 실력에 삼성 울고 웃고
기사입력 1999년 02월 25일 15시 08분
삼성 `부시맨' 벤자민은 요즘 통역 강성진 주임을 붙들고 제법 흰소리도 할줄 안다.
"우린 꼭 플레이오프에 나간다. 그때 가서 NBA가 뭔지 보여주겠다."
듣기 좋은 얘기지만 삼성 사람들은 "나중엔 고사하고 지금 애간장이나 태우지 마라"고 볼멘 소리다.
삼성 코칭스태프는 벤자민만 보면 도무지 불안하다.
한번 날을 받았다 하면 `할렘농구단'이 됐다가도 죽을 쑤는 날은 혼자서 게임을 망치기 일쑤.
24일 동양전서는 부지런히 골밑을 파 35득점과 11리바운드에 가로채기 5개로 펄펄 날았다.
벤자민은 이날밤 제일 친한 동료 노기석과 늦도록 수다를 떨며 좋아했다.
앞서 LG와 나래전서 어정쩡한 슛을 남발해 2연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일은 어느새 까맣게 잊은 모습.
이처럼 기복이 심한 이유는 키 큰 수비수에 대응하는 노하우가 부족해서다.
"벤자민이 밖으로 돌면 지고 안에서 놀면 이기는 날"이란 말은 이미 삼성에서 정설로 굳어졌다.
몸이 유연하고 드리블링이 좋아 끊임없이 돌파를 해 찬스를 만들야 하는데도 장신 수비수가 있으면 자신감을 잃고 외곽으로만 돌다가 재미를 못 본다는 지적.
삼성 김동광 감독은 "그 정도 잠재력에 슛솜씨와 세기만 가미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