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축구 고장에 한국혼 심겠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25일 13시 42분
"이제 마음이 모두 정리됐습니다. 좋은 결과를 안고 금의환향하겠습니다."
25일 오후 잉글랜드 웨스트햄 구단의 연습구장에서 체력테스트를 받은 최용수.
웨스트햄 구단에서 입단을 번복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탓에 전화 목소리는 다소 지쳐 있었지만 최용수는 "실력으로 축구 본고장에서 성공하겠다"고 장담했다.
체력테스트를 치른 최용수는 25일 자정쯤 입단계약을 하게 된다.
LG가 생각하는 몸값은 이적료 500만달러에 계약금 50만달러 및 연봉 70만달러.
▲현재 컨디션은.
－시차적응이 안 된 상황에서 많은 일을 겪다보니 조금 지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몇달전부터 몸 상태는 최상을 유지하고 있다.
▲몸값이 당초 예상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아시아 최고대우는 확실하다. 한웅수 부단장으로부터 계약건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한다.
▲웨스트햄 홈페이지의 이적 부인 보도를 접했을 때 심정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관계자로부터 얘기를 전해 들었다. 그 순간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자칫하면 일이 어긋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웨스트햄 홈페이지에 의하면 선수 자비로 훈련을 온 것 뿐이라고 밝혔는데.
－공항에서 생긴 걱정은 호텔에 와서 완전히 해소됐다. 구단측이 이미 호텔방을 예약해 놓은 상태였으며 숙박료 지불도 추후에 그쪽에서 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곧이어 웨스트햄측의 에이전트와 만날 시간이 잡히면서 차츰 안정을 찾았다.
－24일 밤 웨스트햄측 에이전트와 마주했을 때 분위기는.
▲갑작스런 언론보도로 다소 긴장했다. 하지만 웨스트햄측 에이전트인 피터 하리손이 "영국 프로축구계의 스카우트 관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을 해줘 안심했다. 이제 다른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컨디션 조절은 어떻게 하고 있나.
▲25일 호텔 헬스클럽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1시간정도 한 뒤 호텔 근처에서 30여분간 조깅했다. 또 저녁식사를 호텔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해결했다. 된장국 맛이 인상적이었다.
◇LG가 최용수를 트레이드하면서 내세운 원칙은 3가지.
▲아시아 최고 몸값 ▲한국 축구의 세계화 ▲그룹 이미지 제고가 그 것.
월드컵 본선에 4회 연속 진출한 한국의 최고 스트라이커인 만큼 아시아 선수로서는 몸값이 당연히 최고여야 한다는 것.
LG는 작년까지 여러구단으로부터 이적료 300만달러를 확약 받았으나 모두 손을 내저었다.
이탈리아 페루자로 진출한 일본 나카타의 트레이드머니가 330만달러였기 때문.
LG는 지난달에야 이적료 400만달러선을 제시한 웨스트햄, AS 모나코 등 유럽의 10여개 구단들과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LG가 돈 못지않게 신경 쓴 부분이 한국축구의 세계화다.
일본 등 아시아권을 피하고 유럽, 특히 축구 종주국으로 알려진 잉글랜드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물론 이탈리아 프랑스도 적극 고려했으나 최용수가 기술 보다는 힘을 위주를 하는 팀을 원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체력전을 펼치는 잉글랜드를 적극 고려한 것.
또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그룹의 입장도 촉매제 역할로 충분했다.
LG가 생산하는 전자와 반도체 등의 수출국인 유럽국가에서 LG그룹의 인지도를 축구를 통해 높이겠다는 마케팅 전략이었다.
[서태원,이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