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53개 마술투구 첫배팅피칭 '굿'
기사입력 1999년 02월 25일 13시 41분
"역시 타자를 상대로 던지니 감이 확 틀리고 아주 상쾌한 기분입니다."
박찬호（26·LA다저스）가 25일（이하 한국시간）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타자들을 상대로 피칭을 했다.
작년 12월 16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전 이후 타자를 상대로는 처음 공을 던진 것.
불펜에서 18개의 공을 던지며 몸을 푼 박찬호는 비스카이노, 크로머, 로두카, 뉴슨 등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10분간 공을 던졌다.
우타자 크로머와 로두카에게는 주로 포심 패스트볼을, 좌타자 뉴슨과 비스카이노에게는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구사한 박찬호는 53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뒤 약간 지친 모습.
박찬호는 그러나 "예년보다 조금 일찍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졌는데 감도 아주 좋고 공이 낮게 잘 깔렸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데이비 존슨 감독과 찰리 허프 투수코치가 유심히 지켜보는 가운데 박찬호는 80％ 정도의 힘으로 공을 던졌는데 공끝이 날카롭게 살아 타자들이 공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이날 다저스 선발투수들중 박찬호외에 케빈 브라운과 대런 드라이포트도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지는 등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훈련 페이스가 상당히 빠른 진척을 보였다.
박찬호의 투구 내용을 지켜본 존슨 감독과 허프 코치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아주 흡족한 반응이었다.
박찬호가 마운드를 내려오자 허프 코치는 존슨 감독에게 "찬호는 모든 것을 갖췄다（He has everything）"고 말했고, 존슨 감독은 대만족인듯 큰 미소와 함께 박찬호의 등을 툭 쳐주기도 했다.
박찬호는 앞으로 이틀 간격으로 불펜 피칭과 3일 간격으로 타자상대 피칭을 하게되며 다음주에는 청백전에서 감각을 다듬고 내달 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범경기에 첫 등판한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