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음란물 본거지 세운상가 '매상 뚝'
기사입력 1999년 02월 24일 15시 08분
`이제 세운상가엔 음란물이 없다?'
국내 음란물 유통계의 `큰손'들인 서울 종로 세운상가 음란물 판매상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최근 `O양의 포르노 테이프'가 나돈다는 소문이 퍼진 후, `음란물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던 관할 종로경찰서가 집중 단속을 한층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세운상가에 음란물신고센터를 설치한 경찰은 24일에도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쉬지 않고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었다.
연예인 포르노 비디오 등을 구하기 위해 세운상가를 찾았던 일부 구매객들은 삼엄한 경찰의 단속망에 걸음을 되돌리고 있었다.
종로경찰서는 기동대 1개 중대（120명）를 동원해 곳곳에 초병처럼 배치, 음란물 거래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10명의 사복 경찰을 암행순찰조로 투입해 물샐 틈없는 단속을 펼치고 있는 것.
검거 위주에서 기동대를 동원한 `무력 시위'로 작전을 바꾼 경찰의 단속은 큰 효과를 거뒀다.
단속 전엔 4개파 60여명의 음란물 판매상들이 호객, 판매 행위를 해왔으나 요즘은 겨우 7∼8명 정도가 게릴라식으로 `물건'을 팔고 있을 뿐이었다.
거래도 종전처럼 가게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상가내 화장실 같은 은밀한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 상인이 귀띔했다.
음란물 판매상 김모씨（26）는 "단속 전엔 하루 매상이 80만원 정도로 짭짤했으나, 이번 단속 때문에 생계가 어려울 지경이다"고 푸념했다.
종로경찰서 김태봉 경위（41·소년계장）는 "이번 집중 단속으로 세운상가가 하루 수백명이 찾는 음란물 본바닥이라는 오명을 말끔히 벗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