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내 사전에 부상은 없다'
기사입력 1999년 02월 23일 14시 46분
훈련은 다른 투수들과 비교할때 별다른 게 없다.
남들과 함께 뛰고 똑같이 땀을 흘린다.
하지만 해태 투수 이강철（33）이 유별난 것은 다치질 않는다는 점이다.
전지훈련에서나 페넌트레이스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정도의 부상을 한 적이 없다.
`NO 부상'이 10년 연속 두자리 승리와 세자리 탈삼진이란 대기록의 밑거름이 됐음은 당연한 일.
프로선수들에겐 흔한 부상이 유독 이강철만 비껴가는 이유는 뭘까.
우선 ▲언더핸드스로투수이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정통파에 비해 덜했고 ▲연투가 필요한 마무리가 아니라 로테이션만 맞추면 되는 선발이었다는 것 ▲선천적으로 허리 등 몸이 유연해 다칠 위험이 적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강철의 설명은 좀 독특하다. 정신력이 비결이라는 것이다.
"모든 게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봅니다. 딴 생각없이 운동에만 전념하면 다칠 일이 없어요. 쓸데 없는 곳에 신경쓰면 훈련이 부족하고, 모자란 운동량을 채우려 무리하면 몸에 이상이 오는 거죠. 물론 젊은 혈기에 야구만 생각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요."
하와이 캠프에서도 이강철은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나간다.
따끈따끈한 날씨에 욕심이 생긴 젊은 투수들은 곧바로 불펜에서 시속 140㎞대 볼을 뿌리며 힘자랑을 하지만 이강철은 하프피칭→시드배팅볼→불펜피칭→청백전피칭→전력투구 순으로 서서히 페이스를 올린다.
철저한 자기 관리. 바로 이강철이 프로에서 `사는 법'이다.
[호놀룰루（미 하와이주）＝김상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