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현욱 3단 ●유창혁 9단 ♣
기사입력 1999년 02월 22일 15시 03분
제4보(34∼44)＝고수와의 바둑에선 자신이 별 이렇다할 악수를 두지 않았음에도 알기쉽게 밀려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판의 경우 백은 아직까지 별다른 실착없이 두어왔는데 이론적으론 하자가 없는 백 34 날일자 응수가 문제수로 지목된다. 좀 심하게 평하면 판의 흐름에 역행하는 방향착오라는 것인데 그것에 대해선 전보에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다.
거꾸로 흑 35가 전판을 압도하는 두터운 꼬부림이다. 이 수는 좌변 백 `가'의 침입도 견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힘이 우변 싸움에까지 미치고 있다. 역시 이런 요처를 놓치지 않는 것이 유 9단의 내재된 힘인 것이다.
백 36 침입 겸 공격수는 일견 타당한 듯하지만 37, 39가 침착한 멋진 대응으로 백은 맥이 빠지고 만다. 특히 흑 39는 귀도 지키고 `나'의 건넘도 맞보는 일석이조의 수.
국후 유 9단은 백은 [참고도] 1．3의 수단을 서둘러야 했다고 평했다. 이 수단은 의외로 통렬해 흑으로선 어떻게 변화해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후의 변화에 대해선 각자 연구해보시기 바란다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