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까만 사진의 속셈은?
기사입력 1999년 02월 22일 14시 40분
혹, 애독자님들께선 잘 모르실지 모르지만, 필자 에로_는 잘 아는 시인 중에 `박이요'라는 사람이 있다.
그의 시를 보면 `진실'이라는 독화살이 때 묻은 과녁, `세상'에 날아와서 콱콱∼ 박히는 걸 알 수 있다.
`AIDS'라는 제목의 시(詩)만해도 그렇다.
Always
I
Do
Sex_라 했거든.
그 `괴상한' 박시인에게서 한가지 배우자.
그는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때 아주 멋진 곳, 10군데 정도를 읊은 다음 아무데나 갈 수 있다고 한단다. 그런 다음 여자가 `무슨무슨 호텔 레스토랑!'이라고 외치면 `거긴 내일 분명히 가고 오늘은 우렁 된장집이나 가자'고 달래 놓으면 여자는 가지 않고서도 반쯤은 뻑이 간다나.
2분의 1(반)이 아니라 100% 뿅가게 하려면, 요로코롬 하면 되지 않을까?
데이트 하기 삼삼한 곳, 10여군데의 사진을 가지고 다닌다.
① 1급 호텔의 나이트 클럽.. ② 저녁 노을이 깔린 정동진 바닷가의 모닥불.. ③ 숲가에 세워 놓은 3천cc의 자동차.. ④ 벽난로 곁에서 와인 마시는.. ⑤ 안성의 엄마목장에서 사슴을 보는.. ⑥ 혼잡한 도심 길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여자에게 꽃을 바치는.. ⑦ 우아한 무도회장에서 장미를 입에 물고 탱고를 추는.. ⑧ 잔디밭에서 여자를 무릎에 앉혀두고 있는.. ⑨ 최고의 쇼핑센터에서 모피 코트를 고르는.. ⑩ 아무 것도 없는 까만(黑)색 사진.
이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 10중 9는 궁금하기 이를데 없는 ⑩번을 찍는다. 이때 음흉한 미소와 함께 속삭인다.
"불을 끈 러브호텔 룸이야∼! 빨리 가지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