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 전력투구 불펜피칭…컨디션 굿
기사입력 1999년 02월 22일 14시 35분
"묘소에나마 아버님께 반드시 메이저리그 첫 승의 기쁨을 안겨드리겠습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최대 유망주 조진호（24）가 이를 악물었다.
22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에디 포포스키 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한 첫날 조진호는 7분간 전력 투구로 불펜 피칭을 하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이미 메이저리그 40명 명단에 올라 이날 투수와 포수들의 훈련에 참가한 조진호의 자신감은 당당했다.
"야구가 자신감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풀 타임 메이저리그 선발로 뛴다면 10승은 자 신있다"고 말한 조진호에게는 작년 5월 아버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설움이 한으로 남아있다.
평소 자신을 가장 아껴주시던 선친 조정규씨의 유언에 따라 98년 시즌 동안 돌아가신 것도 모르고 야구에 전념했던 조진호는 한국에 도착한 뒤 친지들을 원망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반드시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명투수가 되서 아버님께 영광을 돌리겠다는 투지에 불타고 있다.
조진호에 대한 높은 평가는 이제 보스턴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널리 인식됐다.
케빈 셰이 홍보실장은 이날 "오프시즌 진호를 달라는 팀들이 거의 10개팀이나 될 정도였다"며 "시기가 문제일뿐 올시즌 반드시 메이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캐리간 투수코치는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와 잠재력에서 우리팀 최고 유망주"라고 칭찬하며 "예정된 선발 로테이션에 이상이 생기면 진호가 그 자리를 메울 1번 후보"라고 말했다.
보스턴은 일단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세이버하겐, 웨이크필드, 폴투갈, 랩 등으로 선발진이 짜여져 있다.
그러나 부상이 잦았던 세이버하겐, 폴투갈, 랩이 올시즌 어떤 성적을 거둬줄지 미지수인데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조진호가 발군의 활약을 보인다면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미 100％ 몸만들기가 끝났다는 조진호는 "올해에는 반드시 메이저리그 첫 승리를 팬들과 돌아가신 아버님께 선사하겠다"고 다짐했다.
◇보스턴의 투수와 포수들 훈련 첫 날인 22일 조진호는 레드삭스 마이너리그 구장인 `에디포포스키 구장'에서 동료들과 어울려 스트레칭, 캐치볼, 수비연습, 불펜피칭, 그리고 달리기로 2시간여 동안 구슬땀.
조진호는 훈련이 끝나자 몰려든 팬들의 사인 공세를 받는 등 인기.
◇조 캐리건 보스턴 투수코치는 조진호의 투구폼을 작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
캐리건 코치는 "박찬호도 미국에 처음 와서는 불필요하게 큰 모션으로 힘을 낭비했었다"며 "진호도 요즘 폼을 줄이고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데 노력하고 있으며 스피드도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
◇이날 에디 포포스키 구장에서는 오전에 삼성, 오후에 보스턴 주전투수와 포수들이 연속으로 훈련을 펼쳐 눈길.
보스턴 선수들은 이날 첫 훈련에 돌입했는데 아침부터 몰려든 취재진들은 삼성의 훈련 광경을 카메라에 담고 취재를 하기도.
◇미국 언론에서도 조진호에 대해 큰 관심.
보스턴지역의 WLVI-TV의 프랭크 맬리코트 체육부장은 훈련을 마치고 들어가는 조진호에게 한국어로 `야구를 한다'는 멘트를 받기도 했으며, 현지 사진기자들도 조진호의 불펜 피칭 모습을 연신 셔터를 누르며 촬영.
[포트마이어스（미 플로리다주）＝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