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홍성흔] '곰 안방 마님은 바로 나'
기사입력 1999년 02월 22일 14시 35분
"`포수왕국'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진짜 포수왕국이 되려면 `포수 킹'이 나와야합니다."
두산 김경문배터리코치가 잘라 말한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포수왕국' 두산의 안방은 그동안 진정한 톱은 배출하지 못한채 `양'으로 승부해온 인상이 짙다.
"나눠맡는 안방은 더 이상 사절한다"는 김코치는 이번 전지훈련 동안 "확실한 에이스 포수를 낙점하겠다"고 못박았다.
바짝 몸이 달은 후보들 속에 진갑용（25）과 홍성흔（22）의 눈빛이 빛난다.
지난 97년 시끌벅적하게 입단했지만 진갑용은 아직 진가를 보이지 못했다.
"3년 허명은 없다"고 큰소리친 올해, 국가대표팀 후배 홍성흔의 입단은 오히려 그의 기회다.
"성흔이는 대형포수"라고 한껏 라이벌을 추켜주는 진갑용은 "훌륭한 경쟁자는 큰 자극"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파워히터로의 변신을 꿈꾼다.
작년까지 하위타선에서 짧게 끊어치며 팀배팅에 힘썼지만 결과는 시원찮았다.
공격이 답답하니 수비까지 흔들리는 악순환.
아마 시절의 장기였던 힘있고 찬스에 강한 타격으로 자기 색깔을 되찾을 욕심이다.
홍성흔은 파이팅이 좋고 성실해 코치진의 은근한 눈도장을 받고 있다.
김코치는 "몸이 조금 딱딱하지만 기본기가 탄탄해 첫해부터 기대할만 하다"고 `실전용'의 판단을 내렸다.
지난 20일의 첫 청백전서 홍성흔과 진갑용은 청팀과 백팀의 주전포수로 갈려 맞대결했다.
뜻밖에 후배 홍성흔의 청팀이 이겨 선배 진갑용이 머쓱.
승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쓰쿠미＝국제전화,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