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복서출신 요리사등 이색경력 호텔맨들
기사입력 1999년 02월 22일 14시 35분
`권투선수 출신 일식요리사, 기업체 이사에서 객실 판촉부 대리로, 교사 출신 와인 소믈리에….'
졸업과 함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병들이 많은 요즘, 호텔가에선 늦게 출발해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늦깍이' 호텔맨들이 화제다.
초밥의 밥알 갯수를 정확히 맞추는 신라호텔의 일식당 요리사 안효주과장（41）은 장래가 촉망되던 복싱선수 출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전북 남원농고 시절엔 복싱 특기 장학생이었고, 전국체전에선 은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그의 운명이 바뀌게 된 것은 군복무를 마친 지난 80년 세계챔피언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해 일식요리사였던 친구의 집에 머물면서 부터다.
점차 요리에 재미를 느낀 그는 급기야 친구의 일식당에서 요리사 생활을 하게 됐고, 지난 85년엔 신라호텔에 입사했다.
국내 소믈리에（와인전문가） 공식 1호인 신라호텔 서한정 과장（52）은 `초등학교 선생님' 출신이다.
교육대학을 졸업한 그가 호텔 바텐더로 일한다고 하자 주위에서 극구 만류한 것은 당연지사.
그는 바텐더를 시작으로 생소하던 와인이라는 음료에 눈뜨게 되고, 연구를 거듭해 이 방면의 `국내 1인자'가 됐다.
르네상스 서울호텔의 국제회의 팀장인 왕상씨（35）는 호텔맨이 되면서 직급이 `이사'에서 `대리'로 추락（?）한 경우.
교통정책 연구원 기획이사겸 대삼토건 주주 겸 이사였던 그는 지난 97년 과감히 진로를 바꾸어 이 호텔의 객실 판촉부 대리로 입사한 것.
삼성 현대와 같은 굴지의 대기업을 상대로 공사 수주를 따오는 일을 맡았던 그의 변신은 호텔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호기심과 관심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요리담당 기자출신의 홀리데이 인 호텔 식당 지배인인 야마구치 레이코씨 등 호텔가엔 별난 경력의 호텔맨들이 많다.
[나성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