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컨디션 최고 '홈런 또 홈런'
기사입력 1999년 02월 21일 14시 59분
`홈런! 홈런! 또 홈런!'
해태 양준혁（31）이 특유의 괴력으로 동료들을 놀래켰다.
첫 홍백전이 펼쳐진 지난 20일（한국시간） 하와이 알라와이구장.
1회말 2사 1루에서 양준혁이 백팀의 4번타자로 등장했다.
비공식경기이긴 하지만 삼성에서 해태로 이적한뒤 처음으로 실전피칭을 상대로 하는 배팅.
과연 어떤 파괴력을 선보일지 최고의 관심사였다.
`명불허전'이라고 했던가.
양준혁은 볼카운트 2－2에서 청팀 선발 최상덕의 5구째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가볍게 넘겨 버렸다.
선제 2점 홈런.
4회엔 삼진으로 물러섰지만 6회 우월 1점, 8회 우월 2점 등 2개의 대포를 연달아 쏘아대며 다른 타자들의 기를 꺾어놨다.
4타수 3안타 5타점.
3안타가 모두 홈런이었고 이날 경기에서 백팀이 뽑아낸 6점 가운데 5점이 양준혁의 몫이었다.
알라와이구장 홈에서 오른쪽 펜스까지의 공식거리는 330피트（약 100m）.
구단관계자들은 "실제로 재보진 않았지만 광주구장（98m）보다 약간 짧은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 하더라도 실전경기처럼 진지하게 치러지는 홍백전에서 홈런 3개를 터뜨렸다는 것은 대단한 장타력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지켜본 김응용감독은 "원래 그런 선수 아니냐"며 흐뭇한 눈치.
오랫동안 왼손 4번타자감을 찾아왔던 김감독으로선 국내 최고 거포인 양준혁이 해태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게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지난주 허리를 삐끗해 3∼4일간 고생했던 양준혁은 "이젠 허리통증도 완전히 사라졌고 컨디션 최고"라며 자신감에 넘쳐 있다.
[호놀룰루＝국제전화,김상수 기자]